글이 좋아서 스크랩 해 놓습니다.
페북에서 김병륜 선생님 글 퍼놓아요...ㅎㅎㅎ
경주 '강무당선생안(講武堂先生案)'은 상대적으로 보존 수량이 적은 지방 관아 소속 조선후기 하급 군관들의 역대 인명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자료입니다.
인적사항과 재임기간 위주로 적혀 있어서 책에 수록된 내용 그 자체만으로는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영역의 선생안은 매우 희귀하지만 동래에도 유사한 성격의 무임 선생안이 남아있으니, 상호 비교와 가계 분석 위주로 접근하면 좀 더 진전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2년에도 강무당선생안을 분석한 논문 하나가 이미 나온 적이 있습니다.
강무당선생안은 원래 경주의 일부 선생안과 함께 기림사에서 보관하다가, 1960년대 경주시사 편찬과정을 거치면서 1970년대 후반에 경주시로 이관되고 최종적으로 경주시립도서관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지난 2017년 이용현 선생이 경주박에서 편집출간한 '호장선생안'에 수록된 논문들을 읽다가 '강무당선생안'의 현 소장처가 궁금해서 한국고문헌종합목록에서 확인해 보니 보이지 않습니다.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검색해 보니 여전히 경주시립도서관에 있습니다. 한국고문헌목록은 유용하지만 역시나 완전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동시에 역사가 오래된 지방의 일부 시 단위 도서관은 좀 더 눈여겨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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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가지 의문은 남습니다. 이미 20여년 전에 경주문화원에서 이들 선생안을 국역했을 때의 설명을 보면, 기림사에서 가져온 '강무당선생안'을 경주시립도서관에 보관했다가 지붕에서 비가 새서 1980년대 초반에 책이 완전 손상되었다고 나옵니다.
기림사 구장본은 애당초 경주 관아에 보관하던 그 이전 선생안 필사본을 100여년 전에 새로 옮겨 쓴 신안이자, 손상에 대비한 복본 성격도 없지 않은듯 싶은데, 그걸 경주시에서 되찾아와서 도서관에 보낸지 얼마되지도 않아 손상된 것이지요.
결국 1985년경 비슷한 선생안을 다시 만든 모양인데, 2002년 시점에 손상된 원본 (기림사 구장본 경주시립도서관 소장 강무당선생안)의 소재는 알 수 없다고 나옵니다.
현재 경주시립도서관 목록에 보이는 고서911.85 - 강36 '강무당선생안'은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아 다시 전사하고 장정했다는 1985년의 '강무당선생안'일까요? 아니면 1980년대 초반에 비에 심하게 손상된 기림사 구장본 '강무당선생안'일까요? 목록에 책이 하나만 보이는 것으로 봐선 1985년에 새로 전사한 책 같습니다.
진단학보에 수록된 것은 탈초본이고, 경주문화원 발간본은 1985년에야 새로 전사한 책의 영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결국 '강무당선생안'은 앞으로 원본 손상 이전에 영인한 1982년판 아세아문화사 영인본을 봐야할 것 같습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경주문화원 발간 자료를 그대로 믿는다면 1985년에 기림사 구장본 경주 선생안들이 경주시립도서관 2층에서 비에 젖어 손상된 상태로 방치된 것을 발견한 것은 경주시립도서관 사서들도 아니었습니다. 외부인인 경주 향교의 임운식 전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