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6.

지금 아픈 친구에게.

지금 아픈 친구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하여야 할지 마땅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무심히 있기에도 마음이 저려온다.
 
이제는 일상이 일상이 아닌 아주 특별한 것이 되어 버렸다.
나는 내 친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불공평과 부당함과 불합리함을 느낀다.
왜 너여야만 하는 것인가? 내가 보아온 사람중에 가장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삶에 대해서 고민한 사람이 아니던가? 도대체 이러한 현실을 나에게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것인가? 멀찌기 떨어진 나조차도 이러할 진대, 당사자인 내 친구는 과연 지금 이 시간과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란 말인가!
 
위로, 변명, 동정... 그 어떤 말이 쓰잘데기 있단 말인가
그 어떤 행동이 위로와 위안을 줄 수 있단 말인가
 
이 세상을 빛내던 모든 아름다운 언어는 지금 이순간 다 죽었다.
차라리 지금껏 외면하고 숨겨두었던 모든 비난과 저주를 퍼부어줄테다
신이라는 작자에 대하여
그 신이라는 작자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는지 지금부터 지켜볼테다
힘내라 은석아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니 마음대로 하여라
2022.09.05.